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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st Updated June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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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세계 Underground World
HD video[1'20''], performance, mixed media installation (sound [8’ 28’’/1’56’’],
flag, thread, chopsticks, book, tongs, metal rings, plastic bag, clay, ash, bowl of water, spray,
color pencil on paper, a decoration statue, news paper), 2015
@돌곶이 자취방



내가 서울에 방이 하나 있는데
그 방에서는 항 상 무슨 소리가 들려
특히 자려고 누었을 때나
동이 막 튼 새벽이나
한낮에도 가끔 말이야
그 왜 동네 사람들 다 일 나가서 갑자기 적막해지는 때
쉬이-
근데 재밌는 건
어느 날은 동쪽에서 소리가 들리고
어느 날은 서쪽에서 소리가 들리고
어느 날은 남쪽에서
어느 날은 북쪽에서
그리고 어느 날은
정 중앙에서 소리가 나는 거야
이게 처음엔 길고양이가 교미하는 소리인데
듣다 보면 라디오 소리란 말이지
아니 고장 난 가전제품 같은 것에서 나는 소리
바람 소리 빗소리 천둥소리
벌레 소리
아무 소리도 안 들리는 소리
또 소리가 매번 조금씩 바뀌니까
움직이니까
나는 나중에 이게
방이 하는 말이구나 했지
그러니까 그 방은 말을 하는 방이었던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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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내가 지하철에 심취한 이유 중 하나는 물론 지하철을 워낙 많이 타고 다닌 연유도 있지만, 지하철이라는 지하 세계가 지상 세계의 물에 비친 그림자처럼 흥미로웠기 때문이기도 했다. 학교 동료들에게 초단발 활동을 제안받았을 때, 나는 바로 <지하세계>라는 제목을 지었다. 1.초단발 활동은 동료 한 명의 돌곶이 지역에 있는 자취방에서 하기로 했는데, 역시나 한예종이 있는 동네답게 주변에 점집이 많았다. 그리고 나는 점집임을 표시하는 장대 위에 펄럭이는 깃발들을 주목했다. 2.무당은 지상과 천상을 이어준다. 나는 지상과 지하를 연결하기 위해 오방기를 거꾸로 뒤집어 천장에 걸어 놓았다. 3.오방기의 각각의 색이 5 가지 방위 (동, 서, 남, 북, 중앙) 를 나타내므로 그 방을 기준으로 한 동서남북 방향에 맞추어 오방기를 달았다. 4.천장에 거꾸로 걸린 오방기는 빙글빙글 돌았는데 고장 난 나침반와 같이 동서남북이 엇갈렸다. 5.깊은 지하로 내려가면 혀가 꼬이듯이. 6.전시를 위하여 작성한 텍스트를 못 알아 들을 정도로 음성 변조하여 전시 음성 가이드로 두었고, 동시에 방에는 기이한 소리를 틀어 울려 퍼지게 했다. 7.무당이 의식을 치르듯 나도 지하세계를 위한 의식이 필요했다. 8.의식을 위해 오스트레일리아에 있다는 세계 최대의 단일 암석 사진을 놓고, 물, 불, 나무, 흙, 금속, 공기를 가진 물질들을 모았다. 9.우상 또한 필요하여 성모마리아를 연상시키는 두루마기 걸친 전통인형에 흙 장식을 하여 시계 광고면 신문지 위에 두었다. 10.마지막으로 방문으로 들어오는 관객을 향하여 다리를 최대한 넓게 벌리고 누워 하얀 치마를 입은 하반신을 공개했고, 발바닥 한쪽 면에 돼지 코를 붙여 놓아 제사상의 돼지를 떠올리도록 했다.


초단발 활동 영 번째 @서울시 성북구 석관동 돌곶이로 23 가길 14 지하세계